최근 동부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지의 흑인 여성 칼럼니스트 패트리샤 스미스(42)가 자신의 칼럼에 가공의 인물을 등장시켜 허위 증언을 인용한 사실이 드러나 쫓겨난 것.
일주일에 두번씩 칼럼을 써온 스미스는 94년 미국 신문편집인협회가 주는 논평상을 수상했으며 올 봄에는 퓰리처상 논평부문 최종후보에까지 올랐던 이 신문의 간판급 칼럼니스트.
그녀의 칼럼에 등장하는 인물과 인용문들은 항상 글의 주제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다. 이를 의심한 이 신문의 편집간부들이 전화번호부와 선거인명부 등을 샅샅이 뒤지는 등 은밀히 조사를 벌인 결과 그녀가 쓴 칼럼들 중 상당부분이 조작된 것임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5월11일자 칼럼에서는 ‘클레어’라는 암환자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암실험이 성공하자 “당장 그 생쥐라도 통째로 먹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공 인물.
이 사건은 80년대 초 일어난 ‘지미의 세계’와 비교되고 있다. ‘지미의 세계’는 당시 워싱턴포스트지의 흑인 여기자가 ‘지미’라는 흑인소년을 통해 청소년 마약중독의 실태를 심층적으로 다룬 르포기사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었다.
스미스는 19일자 마지막 칼럼에서 “나는 ‘기사를 조작하지 말라’는 언론의 기본 규칙을 어겼다”며 독자들에게 사죄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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