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화제]에펠탑, 미국에 팔릴 위기

  • 입력 1998년 7월 8일 19시 36분


프랑스 파리의 세계적인 관광명물인 에펠탑이 이달중 미국인 주인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의 상징과 같은 에펠탑이 미국인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한 이유는 부동산 은행 ‘크레디 퐁시에 드 프랑스’(CCF)의 민영화가 발단이다. CCF가 프랑스 정부의 민영화계획에 따라 매물로 나오자 미국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의 연금기금을 운영하는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 어셉턴스 코포레이션(GM

AC)이 재빨리 매입을 신청하고 나섰다.

그런데 CCF가 에펠탑을 운영하고 있는 에펠탑경영회사(SNTE)의 주식 70%를 소유한 SAGI라는 회사의 대주주여서 CCF 매각이 성사되면 에펠탑의 주인도 미국인으로 바뀔 가능성이 생긴 것. 에펠탑의 소유주 파리 시청은 79년부터 SNTE를 설립해 관광을 비롯한 모든 운영을 맡겨왔다.

프랑스 정부는 이달중 GMAC의 CCF 매입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장 티베리 파리시장은 7일 에펠탑의 소유권이 외국으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 프랑스의 자존심에 타격이 가해지게 될 것이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에펠탑의 소유권에 관해서는 아무런 위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재무장관에게 서면으로 에펠탑의 운명에 관심을 갖고 “파리시의 이익이 보호되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에펠탑을 지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2천만프랑(약 44억5천만원)을 투자, SAGI사의 주식 11%를 매입하는 것.에펠탑은 1889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를 위해 유명한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세워진 철탑으로 연간 5백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에펠은 프랑스가 기증한 뉴욕 자유의 여신상의 철제 프레임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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