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텐스피드 출판사에서 발간한 이색 요리책 한 권이 ‘달팽이에서 곰발바닥까지’ 맛있는 음식이라면 가리지 않는 미식가들의 식성의 한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군침을 흘리며 보는 여느 요리책과는 달리 웬만한 ‘강위장(强胃腸)’이 아니면 욕지기를 느끼게 될 이 책의 제목은 ‘벌레를 요리해 먹는 33가지 방법’.
저자인 데이비드 고든은 개미 거미 지네 여치 등 온갖 벌레로 ‘평생 잊지 못할 요리’를 만들 수 있는 33가지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람들이 음식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는 것이 고든의 설명.
그는 “좋은 요리와 나쁜 요리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우리가 자라온 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며 “통념과는 달리 벌레도 바닷가재나 게처럼 맛있는 음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든은 “‘믿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내 요리를 맛본 사람들중 상당수가 그 맛에 반했다”며 “실제로 인간은 오래 전부터 벌레를 먹어왔다”고 주장했다.그가 만든 요리를 맛본 ‘조수’도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그가 가장 아끼는 애완동물 왕거미.
고든의 특별메뉴는 바퀴벌레 요리. 그는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도 어렸을 때 후두염을 치료하기 위해 바퀴벌레를 삶은 물을 마셨다”고.
그는 “바퀴벌레 요리의 장점은 맛있고 영양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재료를 구하기가 쉽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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