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유언에 따라 21일 치러진 양상쿤(楊尙昆) 전중국국가주석의 장례식은 더할 나위없이 검소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 베이징(北京)시 인민해방군 301병원 고별실. 중국공산당기 흰꽃 솔잎에 덮인 유해 앞에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 리펑(李鵬)전인대위원장 주룽지(朱鎔基)총리 등 국가지도자들이 전통의식에 따라 유해에 세차례 절하고 가족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어 8명의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관을 들고 고별식장을 나와 영구차로 향했으며 4분 뒤 영구차는 바바오산(八寶山)혁명공동묘지 화장터를 향해 떠났다.
한국대통령에 해당하는 국가주석을 지낸 양상쿤의 장례식은 불과 15분만에 끝났다. 고별실에 걸린 양상쿤의 사진과 ‘양상쿤동지를 깊이 추도한다’는 플래카드, ‘아버지를 영원히 사랑한다’는 글이 새겨진 가족 화환이 전부. 요란한 치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유해는 바바오산에서 화장돼 고향인 충징(重慶)시 퉁난(潼南)현의 고향에 묻혔다.
양상쿤은 생전 가족회의에서 “특히 올해는 양쯔(揚子)강 홍수피해가 심하니 장례를 간단히 치르도록 당에 요구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화장한 뒤 유골을 고향의 넷째형과 함께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14일 사망, 7일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의식은 중국지도자의 검박한 장례풍습을 잘 보여줬다.
중국지도자의 화장 전통은 76년 1월 숨진 저우언라이(周恩來)총리 때부터 시작됐다. 지난해엔 최고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이 유언대로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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