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에서 멕시코 정부의 원주민에 대한 탄압에 항의, 새로운 결사체를 조직한 스테펀 레이(37)가 회원들에게 뱉은 말이다. 이 결사체의 이름은 ‘전자방해 전선’. 생경한 말들이다.
레이는 인터넷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핵티비스트(Hacktivist)’중의 한명. 핵티비스트는 해커(Hacker)와 행동주의자를 뜻하는 액티비스트(Activist)의 합성어. 뉴욕타임스가 지난달31일 이 말을 썼다. 장난삼아 컴퓨터망에 침입해 프로그램을 파괴하거나 신용카드 번호를 훔치는데 그쳤던 컴퓨터 해킹을 급진적인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고 있는 새로운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의 인권담당기관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이 웹사이트에는 “중국 국민에게 인권은 전혀 없다. 중국 정부는 인권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문구가 올랐다. 중국의 인권탄압에 반대하는 핵티비스트들이 다녀간 것.
6월 인도가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 인도핵무기연구소의 웹사이트에는 핵무기의 비극을 상징하는 버섯구름 사진이 나타났다. 9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40여개 주컴퓨터에 ‘동티모르 해방’이라는 문구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인권상황을 비난하는 웹사이트 주소가 올랐다.
불과 서너명이 행한 해킹이었지만 전세계 주요언론에 보도돼 선전효과는 만점이었다. 한 핵티비스트는 “열명이 모여 항의시위를 해봐야 효과가 없지만 우리는 네트워크자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며 자신들의 위력을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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