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취임때부터 공직자들의 멸사봉공(滅私奉公)자세를 강조하며 구체적으로 “회의의 횟수 시간 참석인원을 최대한 줄이라”고 지시했던 주룽지(朱鎔基)중국총리가 이번에는 ‘명승지 회의’에 칼을 빼들었다.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1일 루(廬)산 우타이(五臺)산 등 명산과 하이난(海南)도의 아열대 관광명소 산야(山亞) 등 명승지 12곳을 회의금지지역으로 공포하고 이곳에서 회의를 할 경우 해당기관의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당기관지 인민일보는 2일 칼럼에서 “올 여름 대홍수가 끝난 뒤 우타이산에서 ‘홍수투쟁승리축하회의’ 등 각종 회의가 열려 호텔이 만원을 이뤘다”며 “명승지회의는 낭비적일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들이 타고온 차량과 이들을 접대하는 경찰차량으로 교통이 마비되기 일쑤여서 인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중국의 명승지회의는 전통이 깊다. 59년 8월 당시 펑더화이(彭德懷)국방부장이 대약진운동을 비판했다가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숙청당한 계기가 된 ‘루산회의’가 대표적인 사례.매년 여름 해변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국사를 토론하는 최고지도부의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도 명승지회의의 전형적인 사례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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