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여년 동안 기울어져와 무너질지도 모를 사탑을 구하기 위한 공사가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
새로 시작된 공사 내용은 연말까지 탑에서 30m 떨어진 두군데에 쇠말뚝을 박고 높이 23m 위치의 탑둘레를 지름 10㎝ 굵기의 강철케이블을 걸어 연결해 더이상 기울어지는 것을 막는다.
내년 1월에는 기울어지는 반대편 탑기단에 8백30t짜리 버팀강철을 박고 부근의 흙을 파내 바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미셸 자미오스키 피사의 탑 보존위원회장은 “이 공사가 끝나면 ‘피사의 사탑’은 ‘피사의 탑’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공사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피에로 피에로티 이탈리아 피사대 미술사학 교수는 “토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탑이 쓰러질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학자들은 “손댈수록 탑의 상태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며 반대하고 있다.
피사의 탑은 58m 높이의 대리석탑으로 1174년 착공, 전체 8층 중 3층이 완성됐을때 남쪽으로 기울기 시작해 1274년 기울어진 채로 완공되면서 ‘사탑’으로 불리어 왔다.
탑은 그 후 7백년 동안 계속 기울어 현재 상층부 기준으로 5m 가량 남쪽으로 기울어진 상태.
그동안 탑을 바로 세우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19세기에는 탑을 증기기관차에 연결해 잡아당기거나 기울어진 쪽에 기구를 매달자는 제안도 있었다. 20세기초에는 탑을 바로 세우는 대신 주변 지형을 탑처럼 기울게 하자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나오는가 하면 탑의 윗부분을 잘라버리자는 보다 현실적인 주장도 있었다.
95년에는 지반을 얼려 다지는 공사를 했으나 이 공사로 오히려 탑은 2.5㎜ 더 기울어졌다. 이 기울기는 탑이 건축된 이래 1년 동안 가장 많이 기울어진 기록을 낳았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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