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총리는 최근 글래스고에서 열린 노동당 집회에서 “스코틀랜드지역 초중고교 교사 4만명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네 학급당 1대꼴로 최신 PC를 비치하겠다”며 야심찬 ‘학교 정보화 계획’의 일부를 공개했다. 영국 정부는 2002년까지 모든 초중고교를 무료 인터넷망으로 연결하는 정책을 집행중이다.
평소 ‘정보화된 교실’을 강조해온 블레어 총리는 “인터넷망이 모두 연결된다 해도 고성능 PC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학교정보화 계획이 추진될 수 있도록 5월 스코틀랜드의회선거에서 노동당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같은 발표에 대해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일자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은 전국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국의 더 타임스에 따르면 이런 계획이 즉흥적인 것은 아니다. 97년 5백만파운드를 들여 1천명의 교사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학습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교육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무려 98%의 교사가 “정보기기 조작능력이 향상되었으며 학습지도에 효과적이었다”고 대답했다.
영국정부는 ‘컴맹교사’들에게 컴퓨터와 각종 정보기기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도 했지만 평소 PC를 직접 조작하지 않다보니 그때뿐이었다. 그래서 96년에 등장한 아이디어가 PC지급 계획이었다. 그것도 반드시 노트북 PC여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교사들이 어디서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습관이 들어야 교육현장이 바뀐다는 생각이었다.
40만명 교사 전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려면 4억파운드(약8천억원)의 예산이 들기 때문에 2003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산업혁명의 발상지였던 영국은 정보혁명의 시대를 이끌 엔진이 교육정보화에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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