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의 코소보난민촌을 돌며 목메어 연인을 부르던 40대 영국인이 마침내 18세 연하의 연인 알마와 재회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6일 유고의 코소보 탄압이 본격화되기 전 코보소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다 최근 재회한 크리스 캅스미스(42)와 알마 살라우카(24)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해 10월 유럽안보 협력기구 (OSCE) 소속 평화감시 단원으로 코소보에 파견된 크리스는 통역원이던 코소보 처녀 알마와 만나게 됐다.
시를 좋아하는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졌다. 이슬람 여성 알마에게 그는 사랑을 고백했다. 알마 역시 18세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의 자상함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통행금지시간인 오후 9시를 넘겨 알마를 바래다주던 크리스는 세르비아군에 붙잡혔다가 간신히 풀려나기도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공습 개시 직전인 3월20일 크리스는 끝내 철수명령을 받았다.
영국에 돌아간 크리스는 얼마간 알마와 전화통화만 했지만 곧 연락이 끊겼다. 세르비아계에 의한 알바니아계 집단학살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애만 태우던 크리스에게 5월 말 알바니아 난민촌에서 편지가 왔다.
알마가 탈출 소식과 함께 사랑의 시 한 편을 전해 온 것이다.
‘나는 누군가의 손에서 자라나는 한송이 붉은 장미이고 싶습니다./ 오직 그 사람의 사랑으로만 피어나는 붉은 장미이고 싶습니다./…/나의 향기는 오직 그만을 위한 것이고/ 그가 잠든 때조차 나는 그의 꿈의 향기가 되고 싶습니다.’
사랑을 찾아 나선 크리스는 3일 알마와 다시 만났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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