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북핵 의혹의 발단과 전개 과정은….
◆A◆
북한이 93년3월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선언하고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요구한 영변 핵단지의 미신고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거부한 게 발단이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미국과 북한은 94년10월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하고 미국은 이를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보유 또는 건설중이던 흑연감속로와 재처리시설 핵연료봉공장 등을 동결하고 미국은 2003년을 목표로 1천메가W급 경수로 2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경수로 완공시까지는 매년 중유 50만t을 제공하기로 했다.
◆Q◆
그렇다면 핵의혹은 일단락된 것 아닌가.
◆A◆
제네바 합의에 따라 현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 함경남도 신포 금호지구에 경수로 건설을 위한 부지정비공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중유를 제공하고 있다. 북한은 공사진전 속도가 늦고 중유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나 대체로 제네바 합의를 준수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이 새로 핵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다시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Q◆
새 의혹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A◆
북한이 평안북도 대관군 금창리에 건설 중인 대규모 지하시설이 핵개발 용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여름 위성촬영을 통해 영변 핵단지에서 북서쪽으로 40㎞쯤 떨어진 금창리에서 대규모 굴착작업과 함께 고압선과 대형 저수조 배수, 환기시설 등이 군병력의 삼엄한 경비 속에 건설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새로운 원자로와 핵재처리 시설을 만드는 것이라고 미국은 보고 있다.
◆Q◆
핵시설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가.
◆A◆
아직은 분명치 않다.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는 지난해 11월 금창리 시설에 대한 사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뒤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발언했다가 파문이 일자 “확증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Q◆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
◆A◆
미국의 정보기관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 1,2개 정도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고도의 과학기술이 요구되는 기폭장치 개발은 아직 초보 수준이어서 핵미사일 개발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Q◆
앞으로 핵의혹이 어떻게 전개되리라고 보나.
◆A◆
북한은 미국의 사찰을 위한 조건으로 당초 3억 달러 보상을 요구했다가 식량 1백만t 지원이나 이에 상응하는 정치경제적 혜택으로 후퇴했다. 현재 양측은 사찰문제 합의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가 새로운 북핵 위기로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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