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방송의 ‘라디오 일본’에서 36년간 한국어 방송을 맡아온 아나운서 김유홍(金裕鴻·65)씨가 31일 퇴임하면서 정든 마이크를 놓았다.
그는 84년부터는 ‘안녕하십시까 한글강좌’의 강사로도 일하며 한국인에게는 일본을, 일본인에게는 한국을 알리는 양방향 ‘입’역할을 해왔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미국 유학의 꿈을 안고 63년 잠시 일본에 들렀던 그는 맘을 바꿔 NHK에 입사,‘한국어 전도사’가 됐다.
그가 맡았던 프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여러분,안녕하십니까. 김유홍입니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여러분의 우체통’. 일본에 관한 궁금증을 편지로 물어오면 해설을 해주는 내용이다. 일주일에 15분짜리 이 프로를 그는 35년간 한번도 어김없이 진행했다.
그의 목소리가 일본인 애청자의 귀에 익숙해지면서 생활도 바빠졌다. 와세다대와 아사히신문 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30여년간 계속했다. 한국어 교재도 여러 권 냈다.
모국의 발전상을 소개할 때가 가장 신이 났다는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잠시 그런 생각을 접기로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한국을 위해 좀더 많은 일하고 싶습니다. 어디서든 그런 일을 하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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