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여성의류 브랜드 「YK038」사장 권순영씨

  • 입력 1999년 4월 5일 20시 21분


헐렁한 티셔츠에 짧은 커트머리, 10대 소녀를 연상시키는 재기발랄한 웃음….

톡톡튀는 신세대 감각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 한창 ‘뜨고’ 있는 여성브랜드 ‘YK038’의 권순영(權順瑛·41)사장은 그러나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업계에서는 ‘철의 여인’으로 통한다.

단국대 가정학과를 졸업한 그는 31세였던 지난 89년 독립 프로덕션을 차리고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로서는 독립 프로덕션 설립이 ‘모험’에 가까운 시도였지만 유명 의류업체들에 주문자생산(OEM)방식으로 납품을 하면서 사업규모도 급속히 커졌다.

그러나 93년 가장 큰 거래선이던 논노㈜가 부도로 쓰러지면서 시련이 찾아왔다. 말로만 들어왔던 연쇄부도의 위기를 맞은 것.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벌어서 갚겠다”고 눈물로 호소했고 그동안 단 한차례도 약속을 어긴 일이 없었기에 채권자들의 믿음을 사 부도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은 혼자오지 않는 법. 가정내 비운이 뒤따랐고 큰 교통사고로 척추까지 다치는 일이 생겼다. 억척스레 척추에 깁스를 한 상태로 출근해 직원들을 독려하면서 97년에는 ‘YK038’ 상표를 탄생시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기 이름의 영문이니셜과 당시 나이를 딴 브랜드. 이듬해인 98년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롯데백화점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서울 주요백화점 등 전국에 23개 매장을 갖췄다. 4,5명으로 시작했던 직원도 1백여명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백50억원.

“어떻게 그 고비들을 넘겼는지 지금도 믿어지지 않아요. 늘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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