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천여편의 외화 더빙, 3천여편의 CF 대사를 해온 ‘얼굴없는 톱스타’다. TV 외화에서 잉그리드 버그먼, 멕 라이언의 목소리는 그의 몫이고 요즘은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에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고향 편지’를 낭송한다.
권씨는 자기 목소리의 비결, 성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주는 충고, 일을 통해 만난 스타들, 방송과 얽힌 에피소드, 자신의 인생 등을 꼼꼼히 펼쳤다.
그는 목소리를 ‘디자인’하는 방법으로 ‘마음을 젊게, 생각은 적극적으로’ 갖는 것을 꼽았다. 목소리 관리는 정신력에 달렸다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 것이다. 덕분에 어릴 때는 감기를 달고 살았지만 성우생활을 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감기 한번 앓지 않았다.
그렇지만 “탤런트 김미숙은 촉촉한 목소리와 외모가 일치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며 예쁜 목소리를 닮지 않은 자신의 얼굴을 아쉬워하기도.
권씨는 “영상시대라고 해서 성우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듯하지만 새로운 목소리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커졌다”며 “성우들도 전문영역을 확보하면 정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집필에 4개월이 걸렸다고.
〈허 엽기자〉he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