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여기에, 여기에”라고 외치자 가수는 군중을 향해 물을 뿌린다. 사람들은 물에 흠뻑 젖은 채 노래에 맞춰 격렬하게 몸을 흔든다. 록 콘서트가 아니다. 가톨릭 신부가 진행하는 미사의 한 장면이다. 그의 이름은 마르셀루 허시. 그가 뿌리는 물은 성수(聖水)다.
그는 요즘 브라질에서 인기연예인을 능가하는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신문가판대에 그의 사진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세계적 영화배우들과 나란히 나붙을 정도다.
일주일에 네차례 상파울루 남쪽의 옛 공장부지에서 열리는 그의 미사에는 평균 7만명 이상씩이 몰린다. 신도의 대부분은 젊은 여성들. 질서유지를 위해서만 약 1천명의 정리요원들이 동원된다.
그가 집전하는 미사의 하이라이트는 말미에 펼쳐지는 ‘주의 에어로빅’. 허시신부는 짝 달라붙는 스판덱스 차림의 무희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한바탕 신나는 춤판을 벌여 군중을 사로잡는다.
그는 지난해 ‘주 찬송’이라는 음반을 취입했다. 이 음반은 발매된지 1년도 안돼 벌써 3백만장 이상이 팔려 나갔다. 음반제작사인 폴리그램은 이 음반이 올해 브라질의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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