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지는 8일 파스코가 최근 자신의 감옥생활을 기록한 일기를 인터넷에 올려 러시아 사법제도의 불합리성을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파스코는 러시아 해군장교로 복무하던 93년 이후 여러차례에 걸쳐 일본 NHK방송을 통해 러시아의 핵폐기물 투기를 고발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일간지 ‘보예바야 바흐타’ 기자로 활동하며 정보를 수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7년 11월 국가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체포된 파스코는 올해 12월경 12년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파스코는 ‘메이 데이’라는 제목의 일기에서 “러시아인들은 어느 날 갑자기 경찰에 끌려가 독방에 갇힐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집에 담요와 식량을 비축해 두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감방에서 주는 침구나 음식만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감옥에서는 누가 감시자인지 모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이야기를 털어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타임스는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등 구소련의 양심수와는 달리 파스코는 인터넷을 통해 러시아의 ‘수용소 군도’를 고발했다”고 평했다. 파스코의 일기는 그의 석방을 위해 애쓰고 있는 러시아인들에 의해 인터넷에 올려졌으며 현재 일부가 영어로 번역됐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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