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탄생 100돌 맞는 헤밍웨이

  • 입력 1999년 7월 12일 18시 34분


21일 미국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아들이 개고한 미발표 유작이 출간된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11일 헤밍웨이의 아들 패트릭이 부친의 미완성 소설 ‘동틀녘의 진실’을 대대적으로 개고해 부친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 책으로 펴내게 됐다고 보도했다. 헤밍웨이는 마지막 작품인 ‘동틀녘의 진실’을 800여쪽까지 집필했으나 끝을 내지 못하고 포기했다. 뉴욕타임스는 패트릭이 아버지의 세련되고도 간명한 문체를 모방해 소설을 완결했다고 전했다. 대신 분량은 319쪽으로 줄었다. 패트릭은 ‘뉴 라이터스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작품을 발표하기도 한 소설가.

‘동틀녘의 진실’은 헤밍웨이가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쓴 뒤 20년만인 53년 가을 네번째 부인 메리와 함께 케냐를 찾았던 경험을 담은 작품. 작품 속에서 헤밍웨이는 ‘나’로, 부인 메리는 실명으로 나온다.

이 작품을 썼던 54년 헤밍웨이는 노벨문학상을 받아 겉으로는 화려했으나 실제는 “글이 안 써진다”며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메리는 출판인 찰스 스크리브너에게 “남편이 어떤 때는 야수처럼, 어떤 때는 어린애처럼 변해 울고만 싶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헤밍웨이는 61년 엽총으로 자살했다.

헤밍웨이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고향인 미 일리노이주 오크 파크시, 그가 거주했던 프랑스의 파리, 그의 작품의 무대였던 스페인의 팜플로나시 등은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문학토론회, 헤밍웨이 원작영화상영, 무용 및 연극 공연 등 기념행사 가운데는 이미 시작된 것도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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