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손자가 물에 빠져 숨지자 할머니는 손자의 교육비를 모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강원 인제군 서화면 천도리에 사는 김옥란(金玉蘭·65·농업)씨는 손자 서경무군(10)이 3일 친구들과 동네 강에서 물놀이를 하다 익사하자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서군의 불행은 93년 아버지가 병으로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됐다. 그해 어머니가 재혼을 하자 서군은 인제로 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서군은 부모가 없었지만 늘 명랑한데다 할머니에 대한 효심이 깊어 이웃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할머니는 서군을 위해 손자 앞으로 논을 등기이전해 대학까지 마칠 수 있도록 했고 서군의 큰삼촌 서성호(徐聖鎬·43)씨 등 다른 가족도 6년 동안 매월 일정액을 모아 서군의 교육비를 적립해왔다.
서군을 잃은 할머니는 최근 가족회의를 소집해 서군 명의로 이전한 논이 도로로 수용되면서 받은 보상금과 적립금 등 20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할머니는 24일 인제군을 방문해 이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김할머니는 25일 “다른 아이들이 경무가 미처 펴보지 못한 꿈을 대신 이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제〓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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