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마루사장은 회사설립 10년만인 6월하순 도쿄(東京)증시의 장외등록시장에 기업을 공개했다. 액면가 5만엔인 주식이 공개첫날 주당 3350만엔(약 3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액면가의 670배, 공모가의 5.2배였다. 기업공개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5배를 넘은 것은 일본최초다.
한때 3800백만엔까지 치솟은 주가는 최근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3000만엔 내외에 거래되고 있다. 매출액 31억8000만엔의 벤처기업 주식이 일약 일본증시의 ‘신데렐라’가 됐다.
가네마루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MS) 빌 게이츠회장 등의 잇따른 기업매수 제의나 자본참여 제의를 일축한 것도 유명하다. 게이츠는 96년 이 회사의 장래에 주목, 거액을 제시하면서 기업매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가네마루는 “지금은 당신 제안을 받아들일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즉석에서 거부했다. 이를 계기로 ‘빌 게이츠의 콧대를 납작하게 한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무기’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 개발을 포함한 정보기술(IT)과 기업전략을 일체화시킨 독창적인 경영컨설팅. 종래의 컨설팅은 사업전략수립과 IT구축 중 한쪽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지금은 전략과 기술을 결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그는 시스템만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는다.
그는 고베(神戶)대 공학부를 졸업한 뒤 컴퓨터회사 로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개인용 컴퓨터가 수십만엔대였던 85년 유통업체 세븐 일레븐에 1대에 18만엔밖에 안되는 신형 정보단말시스템을 납품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89년 독립해 회사를 차린 그는 91년 일본석유가 발주한 컨설팅 수주를 따내 판매정보(POS)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영업사원이 없는데도 기린맥주 스카이라크 등으로부터 잇따라 컨설팅의뢰를 받았다. 90년대 일본의 불황도 그에게는 남의 일이었다.
그는 미국진출과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할 생각이다. 그는 “정보화사회라는 신천지(新天地)에서는 주가를 더 끌어올릴 여지가 아직 많다”고 말한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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