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대통령은 최근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의 독립을 위한 단체인 민족해방군(FALN)소속 게릴라 16명에 대해 폭력포기를 전제로 사면을 제의했다. 이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FALN이 74년부터 83년까지 130차례에 걸쳐 미국내 군사 및 공공시설을 상대로 벌인 폭탄공격에 연루된 혐의로 붙잡혀 15년 이상 복역중이다. 이들은 직접적인 폭력에는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히스패닉 이민자들로부터 동정을 받아왔다.
느닷없는 클린턴대통령의 사면제의는 힐러리여사를 돕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미 공화당은 사면제의가 뉴욕주내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의 환심을 사 힐러리여사를 측면지원하기 위한 것일지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의 딕 아미 하원 원내총무는 정치적 목적의 사면제의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나설지도 모른다고 위협했다.
상황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는지 힐러리여사는 4일 성명을 통해 “사면제의에 관여한 바 없으며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한발 더 나아가 “게릴라들이 폭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석방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클린턴대통령은 결과적으로 부인조차 반대하는 엉뚱한 사면제의를 한 꼴이 됐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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