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46)가 13일 자신이 컴맹이라고 실토하면서 앞으로 인터넷을 열심히 배우겠다고 선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블레어총리는 이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전자상거래 육성책을 발표하며 “그동안 아이들이나 아내 셰리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을 볼 때마다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며 인터넷을 배우기로 작심한 배경을 털어놨다. 블레어총리는 “나 또래의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컴퓨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보좌관에 의존해왔다”며 “이는 극복해야 할 큰 심리적 장애”라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도 블레어총리가 주로 소파에 앉아 펜과 종이로 업무를 보며 그의 집무실에는 아직도 컴퓨터가 없다고 밝혔다.
블레어총리는 인터넷과 친해지려는 자신의 굳은 결심을 증명하려는 듯 이날 당장 인터넷으로 아내 셰리를 위해 꽃다발을 주문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날 컴맹 블레어총리가 발표한 전자상거래 육성책은 각급 학교의 인터넷 이용 확대, 컴퓨터 교습소 신설, 통신경쟁 확대 및 인터넷 보안강화 등 60개항의 행동계획을 담고 있다. 블레어는 “2002년까지 영국을 전자상거래의 최적지로 만들겠다”며 “인터넷 시대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지 않는 기업은 도산할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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