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나 여사는 26일 러시아 ORT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 가족은 해외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해외에 집도 없다”고 말했다. 나이나 여사는 평소 언론과의 접촉을 극력 피하고 있으며 공개석상에 나오는 것도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이날 TV출연은 매우 이례적인 일.
나이나는 내년 6월 남편 옐친 대통령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부패의혹에 시달리는 남편과 딸 사위 등을 변호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나이나는 “대통령과 가족들이 거액의 뇌물을 받았으며 해외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근거없는 보도 때문에 손자 손녀 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나이나는 별로 나서지 않는데다 수수하고 친근감 있는 모습으로 국민을 대해 옐친 일가 가운데서는 가장 인기가 있는 편. 그의 방송출연은 ‘험악해진’ 여론을 달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나는 23일 남편의 정적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의 부인 라이사 여사의 장례식에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러시아 언론은 이를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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