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은 4일 파바로티가 그간 모나코의 몬테 카를로에 거주한다며 납부를 미뤄온 각종 세금과 체납 이자로 51억리라를 3년간 분납한다는 데 이탈리아 정부측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파바로티가 대부분의 시간을 고향인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에 납세의무를 갖고 있다고 결정했다. 파바로티는 경마장과 고급음식점까지 딸린 모데나의 대저택에서 주로 머물러 왔다.
세금을 일시에 납부할 수 있는 재력가지만 이혼 절차를 밟고 있어 이혼위자료로 거액을 나눠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분납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파바로티는 이혼 절차가 마무리되면 비서인 니콜레타 만토바니와 재혼할 계획이다.
97년 집권한 중도 좌파 이탈리아 정부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법률상 거주지만 모나코로 이전한 고소득 유명 연예인과 운동 선수들의 주거 실태를 철저히 따져 강력히 세금을 물리고 있다. 2년여 동안 파바로티를 조사해온 재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파바로티를 ‘조국을 배반한 사람’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을 걷지 않아 ‘유럽의 조세 천국’으로 불리는 모나코에는 세금 납부를 회피하기 위해 주소지를 옮겨 놓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부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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