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7일자 최신호에서 ‘엄마 함장 맥그레이스’를 통해 금녀(禁女)의 세계였던 해군에서 여성이 약진하는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맥그레이스중령은 승무원 262명의 7000t급 초계함 ‘재럿’을 이끌고 다음주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항을 떠나 걸프해역으로 향한다. 임무는 유엔의 석유수출금지 제재를 받고 있는 이라크의 석유 밀반출 감시.
베트남전 당시 B52폭격기 조종사였던 부친으로 인해 군에 관심이 많았던 맥그레이스는 우연히 타본 전투함의 멋진 모습에 매료됐다. 해군장교의 꿈을 키운 그는 해상전투학교에 입교해 83년 일선에 배치됐지만 전투함은 탈 수 없었다. 전통적으로 해군은 여성에게 가장 보수적인 곳. 76년부터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미 해군이었지만 약한 체력과 임신 등의 이유를 들어 93년까지 여성의 전투함 승선을 금지해왔다. 이 때문에 맥그레이스도 83년부터 94년까지 지원함만 탈 수 있었다.
재럿함 승무원들은 “맥그레이스가 여성의 섬세함을 살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부하들의 애로사항을 잘 들어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타임은 맥그레이스 외에도 미 해군 병력의 14%인 1만1400명의 여성이 106대의 전투함을 포함한 155대의 함정에 배치돼있고 제독(장군)도 12명이나 나와 해군에서 여성이 눈부시게 약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해군에서 유일하게 남은 ‘금녀의 세계’는 잠수함밖에 없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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