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타계 뉴욕대교구 존 오코너 추기경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로마 가톨릭 뉴욕대교구를 이끌며 보수계 신도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던 존 오코너 추기경이 3일 뉴욕의 성 패트릭성당 숙소에서 사망했다. 향년 80세.

오코너 추기경은 지난해 8월 뇌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뒤 합병증에 시달려왔으며 병세가 악화돼 3월 초부터는 미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조지프 즈윌링 뉴욕대교구 대변인은 “추기경이 임종을 앞두고 신에 대한 큰 믿음을 갖고 기도로 시간을 보냈으며 매우 평온하게 죽음을 맞았다”고 발표했다.

1920년 필라델피아에서 출생한 오코너는 45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52년 해군에 입대해 27년간 지도신부를 맡아 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근무하며 계급이 소장까지 올랐다. 84년 신도 240만명인 뉴욕대교구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이듬해 추기경이 됐다.

오코너 추기경은 2월 병세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바티칸시티를 방문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알현할 정도로 교황의 최측근 역할을 해왔다. 미국에서는 낙태와 피임, 동성애에 반대하는 교황청의 입장을 강력히 대변했다. 심지어는 특정 록 음악을 듣는 것은 악마를 돕는 것이라고 주장, 신문의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3일 “오코너 추기경이 지난 50년간 예사롭지 않은 인내를 갖고 미 가톨릭의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면서 “그가 마지막 투병 중에 보인 용기와 확고한 신념은 우리 모두를 고무시켰다”고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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