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처님 오신날을 그는 충남 논산 계룡산 자락의 무상사에서 보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의 선(禪)불교를 배우기 위해 오는 스님들의 배움터인 이곳에서 현각은 교무스님을 맡고 있다.
“제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았는지 때로 독자들이 찾아오십니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더 많은 분들이 오셨지요.”
교무스님은 공부를 위한 강의안을 짜고 강의하는 스님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대학으로 치면 교무처장이다. 그는 아직은 스님을 가르치는 ‘지도스님’의 직전단계에 있다.
4월 양산 통도사 포교원에서 법문을 했을 때는 1300여명의 신도들이 몰렸다. 그를 알아보는 신도들이 많아 그의 삶은 어쩔 수 없이 번잡해졌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배움 가운데 있는 승려일 뿐이다.
“우선 미국에서 스승 숭산(崇山)스님의 법문을 모아 펴냈던 ‘선의 나침반(Compass of Zen·98년)’의 한국어판을 펴내는 것이 숙제입니다. 11월까지는 책을 내려고 합니다.”
1주일 후면 하안거(夏安居)가 시작돼 더욱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 현각스님. 주위의 지나친 기대와 호기심에서 벗어나는 일이 그에게는 다른 어느 수행보다 힘겨운 것처럼 보인다. 그는 요즘 생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남북통일, 평화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논산〓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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