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지는 17일 중학교 1학년 때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됐는데도 미국의 최고 명문대인 하버드에 진학해 다음달 ‘평균 A학점’으로 졸업하는 브루크 엘리슨(21)의 인간승리 이야기를 전했다. 사지마비 학생이 하버드대에서 정규 4년 과정을 완전히 마치고 학위를 받기도 처음이다.
엘리슨은 입천장에 부착한 장치를 혀로 눌러 휠체어를 작동시키며 강의실을 찾아다니는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한 학기도 휴학하지 않았다.
엘리슨은 “음성인식 컴퓨터로 인터넷 자료를 뒤지면서 공부했지만 사고 후부터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은 어머니(진 마리·48)가 없었다면 대학 졸업은 꿈도 못 꿨을 것”이라며 “나의 우등 졸업장은 어머니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엘리슨이 책을 볼 때마다 책장을 넘겨줬으며 강의시간에 발표하려면 딸 대신 손을 들었다. 어머니 마리는 “내 몸과 딸의 정신력이 하나가 된다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딸의 졸업을 대견해 했다. 동급생들은 이 어머니에게 ‘감사의 졸업장’을 주었다.
하버드대측도 엘리슨이 입학하자 기숙사 방을 응급조치가 가능한 병실로 개조했었다. 그가 ‘오페라의 역사’를 수강신청하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강의실로 조정했다.
심리학을 전공한 엘리슨의 졸업논문 제목은 ‘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 성인들에게서 발견되는 희망’. 뉴욕타임스는 “그의 논문은 과학적인 분석을 토대로 한 손색없는 글이지만 그의 경험이 주는 감동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썼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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