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방한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년) 개봉 때에 이어 두번째. ‘미션 임파서블2’의 제작, 주연을 맡은 그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그는 회견 도중 갑자기 일어나 단상 옆 얼음조각상을 만지며 “이게 나란 말이에요”라고 농담을 하는 등 쾌활한 태도로 회견에 응했다.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1996년)과 2편의 차이에 대해 “1편이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영화였다면 2편은 존 우(중국명 우위썬·吳宇森)감독의 영화다. 속편에 관심이 없던 존 우 감독을 찾아가 ‘1편에 신경쓰지 말고 원하는 대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미션 임파서블 2’는 그래서 첩보물이었던 전작과 달리 존 우식 액션영화로 새롭게 태어났다. 톰 크루즈는 이 영화에서 격렬한 액션 장면의 95% 이상을 대역 없이 연기했다.
“영화도입부에 벼랑에 매달리는 장면이 가장 위험한 촬영이었는데 감독은 스턴트맨을 쓰겠다고 했지만 나는 직접 하겠다고 우겼고 절벽을 뛰어내리는 장면은 내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일곱번이나 반복했다. 연기 인생 중 가장 어렵고 진땀나는 순간이었지만 어쨌든 나는 해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자리를 함께 한 존 우 감독은 “톰의 헌신적인 연기 덕분에 무용보다 아름다운 액션이 나올 수 있었다. 정말 완벽한 배우”라고 그를 추켜세웠다.
1980년대 초 데뷔한 톰 크루즈는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슈퍼스타의 명성을 잃지 않고 있는 행운아다. 나이가 들수록 연기가 무르익는 그는 ‘매그놀리아’의 명연기로 올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나이가 들며 겪는 인생 체험도 아마 연기에 반영되었을 것”이라며 “음악을 반복해 듣듯 출연한 영화를 여러 차례 보며 연기를 공부한다”고 소개했다.
고교 때 레슬링 선수였으나 무릎 부상으로 운동을 중단하고 배우를 시작한 그는 “레슬링 경험이 영화의 격투 장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며 요즘도 레슬링을 하느냐는 질문에 “아내(니콜 키드먼)와 한다”고 장난스럽게 답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