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은 25일 “교육부의 입학 허가 통보에 따라 오늘 윤씨에게 입학 통지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6·25 때 부친이 납북된 뒤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자 고교 2학년 때인 57년 11월 학교를 떠났다. 이후 그는 논농사와 축산 공장일 아파트 경비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결혼을 해 5남매를 뒀다. 5남매 중 2명은 명문대를 나온 뒤 각각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 부친이 월북자로 호적에 기재되는 바람에 공무원 시험을 포기해야만 했던 윤씨의 한을 풀어 주기도 했다.
43년 만에 학교로 돌아온 ‘할아버지 고교생’의 각오는 다부지다. 26일 퇴임하는 이 학교 김태준(金泰駿)교장과 이용휘(李龍徽)교감은 고교 입학 동기이고 신임 정호선(鄭浩善)교장은 1년 후배이지만 윤씨는 학교 인근에 방을 얻어 수업에 늦지 않도록 하고 원칙대로 교복도 입겠다고 밝혔다. 또 7년간 독학으로 익혀 왔고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 광바오(廣報)대학에서 어학 연수까지 마친 중국어를 방과 후 동급생들에게 가르치는 등 교내 활동도 활발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씨는 “관광이나 잡기로 소일하기보다 배우고 도전하는 노년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해 전문 통역사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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