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교수는 31일 오후 3시 김대중대통령을 접견하고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와대 비서진, 경호실 관계자들 그리고 언론사 기자 등 300명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가졌다.
호킹 교수는 이날 휠체어에 앉아 두 개의 손가락으로 컴퓨터 음성합성기를 작동해 가며‘간추린 우주’를 주제로 강연을 해 참석자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호킹 교수는 강연에서 “내 생각에 나의 가장 큰 업적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라며 “나는 근육이 위축되는 병으로 진단을 받고 2∼3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때 이른 죽음을 직면하면서 놀라울 만큼 정신을 집중하게 돼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에 별로 방해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연에 앞서 호킹 교수는 김대통령을 만나 45분동안 옛 정을 나누었다. 호킹 교수는 김대통령이 선거에서 패하고 93년 1월부터 6월까지 영국 케임브리지시에 체류할 당시 바로 옆집에 살았으며, 식사를 같이하는 등 우정을 나누었던 사이다.
김대통령은 “이번 호킹 교수의 방한을 계기로 한영 두 나라간 기초과학의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킹 교수는 청와대 강연을 마친 뒤 고등과학원으로 이동해 5시부터 기자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갖고 40분 동안 ‘3차원 평면의 새로운 세계’에 대해 강연을 했다.호킹 교수는 1일 오전 10시 삼성전자에서 강연하고 2일 오전10시반에는 서울대에서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래의 과학’을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 이어 4일부터 8일까지는 고등과학원(원장 김정욱)과 서울대 이론물리센터(소장 김진의)가 제주도에서 주관하는 ‘입자물리학과 초기 우주’ 국제학술대회(COSMO2000)에 참석한 뒤 영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신동민 동아사이언스기자>hisd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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