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터키 친선협회가 주최한 ‘터키 노병을 위한 감사의 밤’에 참가한 알트네르 하즈(77)는 “50년 전 전쟁으로 잿더미가 됐던 한국이 이처럼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이 기적만 같다”고 말했다.
터키는 1950년 1개 여단을 파견했다. 당시 터키군의 일원으로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알트네르씨는 부산항을 통해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두만강 전선까지의 북진과 ‘중공군’의 공세로 1951년 ‘1·4후퇴’를 하기까지 매일 삶과 죽음을 넘나들었다고 회고했다.
알트네르씨는 북진 도중 함경북도에서 이름 모를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민군 및 중공군과 벌였던 전투를 잊지 못했다. 12시간 동안 계속된 전투에서 다리를 지키던 터키군이 전멸하다시피 했고 알트네르씨는 총알 14발을 어깨와 팔에 맞은 채 살아 남았다.
그는 “당시 전투로 왼쪽 팔을 잃었지만 내 가슴에는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이 살아있다”며 웃었다. 알트네르씨의 남다른 한국 사랑은 아들 이름을 ‘꼬레’(터키어로 한국)라고 지은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젠 한국의 통일을 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