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할머니는 13일 오전 영주시 풍기읍의 동양대학교에서 평생 피땀 흘려 모은 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이 대학 최성해(崔成海) 총장에게 기탁했다. 그가 내놓은 땅은 과수원과 임야 등 1만3197평으로 50여년간 손수 개간해 일군 재산.
경북 예천군 풍양면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정할머니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런 ‘못 배운 한’을 안고 살아오다 이번에 전재산을 쾌척한 것이다. 그는 이날 “보잘것없는 땅이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할머니는 19세에 결혼했으나 1년 뒤 남편을 여의고 지금까지 60년 가까이를 독신으로 지내 왔다. 농촌의 허름한 단칸방에서 지내고 있는 그는 평생 동안 새 옷 한벌 거의 사입지 않으며 근검절약을 해왔다고 이웃 사람들은 전했다. 젊은 시절에는 오갈 데 없는 어린이 2명을 수양 아들과 딸로 삼고 키워 결혼시켜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동양대 최총장은 “정할머니의 고귀한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데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주〓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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