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재임 8년동안 세계 외교를 쥐락펴락 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0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퇴임 후 활동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국제 무대의 파티장에서도 현란한 수사(修辭)로 좌중을 압도하고, 브로치 하나에 미국 외교정책의 진로를 담아냈던 올브라이트 장관다운 표현이었다.
그는 "나는 세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지나칠 정도로 관심이 많으며 크고 조용한 타입이 아니라 작고 시끄러운 사람"이라며 퇴임 후에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재임 기간 미국과 자신의 모국인 체코가 있는 유럽 대륙 사이에 라이벌 의식이 계속 되는 것이 가장 곤혹스러웠다고 회고했다. 그가 적극적인 개입 정책을 유지한 것을 과거 경험과 연결지어 설명하기도 했다.
"나는 아돌프 히틀러 때문에 체코로부터 피난해야 했다. 유럽은 히틀러가 준동할 때 조기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그때부터 우리 삶의 위협에는 조기 대응해 풀어야 한다고 믿게 됐다."
그는 이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 담당자들에게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추진과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 비준 거부 정책은 아시아에 불안 요인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 지명자에게 자리를 물려 주고 난 직후에는 조용히 책을 쓰며 지내겠지만 머지 않아 민주주의 연구소를 차리고 교수로 재직했던 조지 타운대에 복직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잠시 사라지겠지만 침묵의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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