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클린턴 '부적절한 사면' 의회서 탄핵문제 제기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42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직전 석연찮게 금융 재벌 마크 리치를 사면해 준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존 애시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12일 리치씨의 전 부인 데니스씨가 상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제한적인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의회의 권한을 존중하며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시크로프트 장관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 전 무더기로 단행한 사면조치 등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문제에는 언급을 피했다.

이에 앞서 상원 법사위의 앨런 스펙터 의원은 11일 폭스TV와의 회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직도 기술적으로 탄핵이 가능한 상태”라며 “나는 탄핵을 추진하고 있지 않지만 하원에서 곧 탄핵문제가 정식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고 있는 연금과 경호 등의 편의 제공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원법사위는 14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논란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도 클린턴의 사면에 대한 수사를 검토중이다.

리치씨는 83년 4800만 달러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자 스위스로 도주,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신병인도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으나 지난달 19일 특별 사면됐다.

그러나 그의 전 부인 데니스씨가 클린턴 전 대통령 임기 중 민주당에 1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하고 아칸소주의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 건립에도 45만달러를 기증한 사실이 최근 밝혀져 그를 사면해준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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