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인 휴 로드햄 변호사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사면 로비를 벌이기 위해 관련된 사람으로부터 4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상원의원 선거 때 운동원으로 일한 변호사도 사면 로비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진 것.
힐러리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동생이 일부 범법자의 사면을 도운 사실은 전혀 몰랐다”면서 “나중에 이 소식을 듣고 동생한테 몹시 실망했다”고 해명했다.
또 선거운동 때 재무를 맡았던 윌리엄 커닝햄 변호사는 22일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1주일 전 아칸소주 출신의 공화당원인 두 범법자의 사면신청서를 작성해 법무부에 제출한 대가로 4000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커닝햄 변호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 차장이었던 해럴드 이키스와 현재 함께 개업하고 있어 더욱 의혹을 받고 있다.
커닝햄 변호사는 “클린턴 부부와 사면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하지 않았으며 내가 힐러리 의원의 재무담당관이었다는 사실이 사면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키스 변호사도 “커닝햄은 변호사 직분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나 또한 힐러리 의원과 사면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로도 협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 초년병 힐러리 의원은 남편을 비롯한 측근이 잇따라 사면과 관련돼 물의를 일으키면서 매우 당황해 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만료 직전 83년 스위스로 도피한 조세 포탈범 마크 리치 등을 무더기 사면해주었는데 리치씨의 경우 거액의 정치 헌금을 받은 대가로 사면해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런 판에 남동생과 측근 변호사가 대가성 사면에 관련됐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하다. 게다가 리치씨의 전 부인인 데니스씨가 힐러리의 상원의원 선거 때 7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냈으며 뉴욕에 마련한 새 집에 호화 가구를 선물한 사실이 밝혀져 힐러리 의원 역시 ‘사면 스캔들’에 휘말려 들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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