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에드워드 왕자와 결혼한 소피 왕자비는 최근 영국 뉴스오브더월드 기자의 함정 취재에 걸려 유명 인사들을 대놓고 비난했다가 곤경에 처했다.
이 신문은 홍보회사 임원인 소피 왕자비에게 “홍보를 의뢰하려는 아랍 왕족”이라고 속이며 접근한 기자가 몰래 녹음해 온 왕자비의 발언 내용을 8일자 6개 지면에 걸쳐 전재했다.
이에 따르면 소피 왕자비는 토니 블레어 총리의 정치 스타일이 “대통령 같다”고 평했으며 총리 부인 셰리 부스 여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무서운 여자”라고 깎아내렸다. 특히 블레어 총리가 “시골에 대해 무관심하며 부스 여사는 아예 시골을 증오한다”고 꼬집었다.
또 찰스 왕세자의 애인인 카밀라 파커볼스를 “최고로 인기 없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윌리엄 헤이그 보수당 당수에 대해서는 “말하는 게 꼭 꼭두각시 같다”고 폄훼했다. 특히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 대해서는 “‘뒷문’을 통해 세금을 올리는 ‘좀도둑질’을 하고 있다”며 고든 장관이 발표한 예산안을 ‘빵죽(pap)’이라고 매섭게 비판했다.
뉴스오브더월드의 기사에는 소피 왕자비의 회사 동료인 머레이 하킨의 사생활 발언도 실려서 물의를 빚고 있다. 하킨씨는 “예전에 마약을 좀 했다”며 “고객들에게 게이들을 소개해 줄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보도가 나온 뒤 킴 하웰스 소비자담당장관은 “왕실은 다들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왕실이 세금을 쓰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BC 등 방송은 8일 내내 이 사건 당사자의 해명 등을 보도하느라 열을 올렸다.
한편 함정취재를 한 뉴스오브더월드 기자에 대해서도 왕자비를 속인 ‘비열한 취재’를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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