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표된 미국 언론계 최고의 퓰리처상(www.pulitzer.org) 수상자 가운데 프리랜서 사진작가 앨런 디아즈(53·사진)의 이야기다. 21개 부문 수상자 가운데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시카고 트리뷴, 오리거니안 등은 각각 2개 부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지난해 4월22일 새벽 미 연방요원의 총부리 앞에 울부짖는 쿠바 소년 엘리안 곤살레스(당시 6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99년 11월 미국에 밀입국하려던 소년은 배 전복 사고로 표류 중 구조됐는데 쿠바 정부가 송환을 요구하면서 국제뉴스의 초점이 됐다. AP가 전담취재를 하도록 하자 그는 소년을 보호 중이던 친척과 사귀며 집안 구조를 훤히 파악해 두었다. 급습 순간에 이뤄진 사진특종은 이런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
뉴욕 태생으로 쿠바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그는 78년 마이애미로 옮겨 프리랜서 사진작가 길을 걸었다. AP는 그가 특종을 한 직후 정식 기자로 채용했다.
샴페인을 터뜨리며 축하하는 동료 앞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줄곧 내가 해오던 일, 사진 찍는 일을 그때도 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시상식은 5월 말 미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도서관에서 수상자와 가족, 최종 심사위원, 대학원 관계자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진다. 수상자는 상장과 상금 7500달러(약 875만원)를 받는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