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명의 졸업생들의 환호와 야유 속에 단상에 오른 부시 대통령은 “우수한 성적을 거뒀거나 각종 상을 탄 졸업생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운을 뗀 뒤 “C학점을 받은 학생들에겐 여러분도 장차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조크를 던져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학창 시절 남학생클럽의 회장을 맡는 등 사교면에선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지만 성적은 별로였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68년 역사학 학사 학위를 받은 사실을 회고하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간신히 땄지요”라는 외침이 나오기도 했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과 모교의 관계는 원만치 않았다. 그는 예일대 소재지인 코네티컷주 뉴 헤이번 출신이면서도 정치적 동기에서 스스로를 ‘텍사스의 보수적인 촌사람’이라고 말하며 모교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지적 엘리트주의의 상징’이라며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부시 대통령과 예일대의 화해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예일대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학위 수여 결정 과정에서 교수 150여명의 반대서명 때문에 진통을 겪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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