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임한 대만대표부의 리종루(李宗儒·55) 대표는 11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만과 한국의 관계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리 대표는 59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외교부 국제조직국장, 호주대표, 그리스대표 등을 지냈다.
-양국간 가장 큰 현안이랄 수 있는 서울과 타이베이 간 정기노선 복항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경제적 이익과 국가 존엄성이란 두 가지 측면에서 대만은 복항을 원한다. 양측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만큼 선의(善意)와 성의(誠意)로 대화하면 곧 해결되리라 믿는다.”
-유학생 등 양국의 인적 교류는 어떤가.
“대만에 현재 1300여명의 한국 유학생이 있다. 중국 본토 유학이 가능해지면서 91년(2000명)보다는 줄었지만 아직도 전체 외국 유학생의 절반이 한국 학생이다. 대만정부는 국비 장학생 선발시 한국학생을 우대하고 있다. 그리고 2만여명의 한국 거주 화교 중 99%가 대만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민과 정부기관의 협조를 기대한다.”
-본토와의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어려움이 있지만 경제 교류와 친지 방문을 통해 화해무드로 나가고 있다. 중국이 복수 정당, 자유 선거, 언론 자유를 허용하는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면 언젠가 통일이 될 것으로 믿는다. 통일과 관련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저서에서 ‘한반도 통일은 민주적 제도 아래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
-최근 대만 경제가 나빠지면서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데….
“주당 노동시간을 최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일부 기업이 추가 비용 발생을 우려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민주화 과정의 아픔이라고 할 수 있다. 집권 후 1년간 민주화에 치중해온 정부는 현재는 경제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외자 250억달러를 유치해 내수를 회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리 대표는 대학 시절 배운 패티 김의 ‘이별’을 즐겨 부른다며 갑오개혁 직전 구한말의 우편제도사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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