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고이즈미 E메일' 창간…'내각 매거진' 구독신청 80만명 넘어

  • 입력 2001년 6월 14일 18시 40분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이 원하는 사람에게 매주 목요일 인터넷 e메일을 통해 내각 소식을 알려주는 무료 ‘메일매거진’을 14일 창간했다.

내각 대변인격인 관방장관실이 제작한 ‘고이즈미 내각 메일매거진’은 고이즈미 총리가 총리 취임 때 밝힌 ‘국민과의 대화’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인터넷 구독신청을 한 사람은 현재 80만명 이상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고이즈미 내각은 열성적인 지지자를 대상으로 ‘고이즈미 홍보’를 적극 펼침으로써 차기 참의원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이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정치가가 무얼 생각하는지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이제 정치는 응접실과 서재로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에 구독신청을 한 사람의 e메일을 통해 이날 오전 전달된 창간호는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의 사신(私信)형식의 글을 담고 있다. 정부에 친근감을 갖도록 꾸민 것.

이 메일매거진의 총편집장인 고이즈미 총리는 ‘사자머리’란 별명에서 따 만든 ‘라이언하트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난을 통해 “취임 전에는 혼자서 편의점에 가는 등 자유롭게 생활했는데 이제 자유시간은 전혀 없고 하루 종일 공인(公人)으로서 국정과 위기관리에 전념하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 글은 직접 썼지만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데 익숙하지 않아 다른 사람이 글을 입력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상은 ‘정치가 고이즈미 준이치로에 대해’라는 칼럼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대담한 개혁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내각은 1979년 영국 마거릿 대처 내각의 출범과 닮은 정치 드라마”라고 극찬했다. 이밖에 여성인 오기 지카게(扇千景) 국토교통상은 ‘장관의 속마음 털어놓기’란 코너에서 정계 활동을 택한 경위에 대해 밝혔다.

이번 메일매거진 창간에 대해 항간의 평가는 ‘새로운 정치실험’이라는 격려와 ‘정보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로 엇갈린다. 일부는 정부가 기존 언론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정치에 무관심해진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다른 한편에는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일방적 선전을 통해 여론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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