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히드 대통령이 12일 수로조 비만토로 경찰청장과 소프얀 야콥 자카르타 경찰청장에 대해 체포명령을 내리자 인도네시아 경찰은 두 경찰 수뇌부의 자택 주변에 장갑차를 동원한 경호를 펴면서 집단 항명하고 있다.
앞서 비만토로 경찰청장이 지난달 “대통령이 탄핵 위기 모면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따를 수 없다”고 발표하자 와히드 대통령은 그를 해임했다. 그러나 비만토로 경찰청장은 “국회의 사전 동의 없이는 물러날 수 없다”고 항명했으며 야콥 자카르타 경찰청장도 이에 동조, 대통령 명령에 불복종하고 있다.한편
와히드 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아굼 구멜라르 정치사회안보조정장관도 12일 자신에게는 경찰 수뇌부를 체포할 법적 권한이 없다면서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협상을 모색하겠다”고 밝혀 대통령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그러나 와히드 대통령은 자신의 명령이 ‘수용되는’ 검찰을 통해 정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검찰은 최근 제1야당인 민주투쟁당(PDIP) 아리핀 파니고로 대표를 뇌물 공여 혐의로 입건했으며 제2야당인 골카르당의 악바르 탄중 총재를 공금 유용 혐의로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다.
한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은 12일 PDIP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대통령측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8월1일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국민협의회 특별총회를 소집하겠다”고 역설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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