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지난 6개월간 가진 기자회견은 모두 12건으로 전임자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 후 6개월간 23차례 회견을 가진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은 취임 후 6개월간 18차례의 회견을 가졌다.
그나마 부시 대통령이 가진 기자회견 12건 중 9건은 외국정상 등과의 공동회견이었고 공식 회견은 3건에 불과했다. 또 전임자들이 주로 시청률이 높은 저녁 프라임 타임대에 기자회견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부시 대통령은 대체로 일과시간 중에 회견을 가져왔다.
이 때문에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최근 아리 플라이셔 대변인에게 부시 대통령이 공식기자회견을 기피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백악관측은 부시 대통령이 대의회 관계를 포함해 여러 국정 현안에 매달리다 보니 언론과의 접촉 기회가 적었다고 해명하고 앞으론 언론 접촉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핑계일 뿐 실은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실수를 하거나 지식의 한계 등을 노출시킬 것을 우려해 언론을 기피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열린 3차례의 TV 토론 때도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의 맞대결이 전국적으로 TV생중계되는 것을 꺼려 CNN방송의 토크쇼 프로그램인 ‘래리 킹 라이브’로 이를 대체할 것 등을 제안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이를 취소한 바 있다.
그는 또 대선 당시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공공장소에서 저속한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헤스 연구원은 “대통령이 언론으로부터 신랄한 질문을 받는 것은 대통령의 자질을 증명하고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라며 부시 대통령의 적극적인 언론접촉 필요성을 지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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