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라이스 국민協 의장· 탄중 국회의장

  • 입력 2001년 7월 24일 18시 48분


▼'와히드 탄핵' 주도 라이스 국민協 의장▼

‘와히드 탄핵 드라마’의 주역 중의 한명으로 꼽히는 국민협의회(MPR) 아미엔 라이스 의장(57)이 실세로 등장했다. 라이스 의장은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위한 MPR 총회를 21일로 앞당겨 소집해 ‘킹메이커’의 역할을 해냈다.

그는 99년 10월 대선 때 ‘여성대통령 불가론’을 외치며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민주투쟁당(PDIP) 후보의 대권꿈을 좌절시켰던 인물이다. 그가 이끄는 국민수권당(PAN)은 99년 6월 총선에서 7%의 득표율로 5위에 그쳤으나 라이스는 이슬람 세력의 폭넓은 지지 속에서 MPR 의장에 올랐다.

메가와티 부통령과 공동전선을 형성, 와히드 공격에 나선 것은 2004년 차기 대권을 노리기 위한 치밀한 각본이라는 것.

라이스 의장은 제2의 이슬람단체인 무하마디야를 이끌었고 98년 지도자 자리를 포기했으나 여전히 와히드를 잇는 이슬람의 대표주자로 추앙받고 있다. PAN이 총선 후 민족주의 성향에서 이슬람 성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대선 출마를 위한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박사로 인도네시아 명문 가자마다대 교수를 지냈으며 미 행정부와 군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부통령 유력 탄중 국회의장▼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배후에는 숨은 주역이 한 명 있었다. 악바르 탄중 골카르당 총재 겸 국회의장(56)이 바로 그 주인공.

골카르당은 1998년 물러난 수하르토 전 대통령과 함께 인도네시아의 현대사를 주물러왔던 정치 세력. 99년 총선에서 제1당의 위치를 잃긴 했지만 여전히 기업인 공무원 군인 등 보수 기득권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99년 10월 국회의장직에 오른 탄중 의장은 곧이어 치러진 대선에서 골카르당 후보로 나설뻔 했으나 당내 보수파 반대세력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골카르당에서 온건개혁파에 속하는 ‘화이트 그룹’을 이끌어온 탄중 의장은 지난해 중반 와히드 대통령이 경제회복에 실패하고 금융스캔들에 휘말리기 시작하자 제1당인 민주투쟁당(PDIP)과의 연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와히드 대통령을 압박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과의 권력 분점 합의를 이끌어냈고 올들어 국회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선봉을 맡았다.

탄중 의장은 조만간 치러질 부통령 선거에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일부에선 그가 부통령직을 발판으로 차기 대권 야망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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