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獨 국방 ‘애정행각’ 물의…밀회장소 군용기 이용 확인

  • 입력 2001년 9월 11일 19시 10분


평소 뻣뻣하기로 유명한 독일 집권 사민당(SPD) 부총재 루돌프 샤핑 국방장관이 연일 ‘비행기스캔들’을 비난하는 야당과 언론의 공세에 밀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행기스캔들은 독일군의 마케도니아 파병이 결정된 지난달 30일 샤핑 장관이 스페인 휴양지 마요르카 섬에 머물고 있는 애인을 만나고 있는 사진이 대중잡지인 ‘분테’에 보도되면서 터져 나왔다. 그가 마요르카 섬에 가기 위해 군용기를 이용한 사실이 밝혀진 것.

샤핑 장관은 10일 이를 조사하기 위한 연방의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 반박하며 야당의 사임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1998년 취임 이후 349회의 군용기 이용기록을 제시하면서 “아무것도 숨길 것이 없으며 공인으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기민당(CDU)은 샤핑 장관이 지난해 8월 이후 애인과의 밀회를 위해 40차례나 군용기를 이용하는 등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평소 애정문제에 관대한 독일 언론들도 샤핑 장관이 병사들이 전쟁터로 떠나기 위해 군장을 꾸리고 있는 동안 애정행각을 벌였다며 분노하고 있다. 슈피겔지는 현재 부인과 이혼수속을 밟고 있는 샤핑 장관이 지난해 12월 애인과 이집트 여행을 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국영 ARD방송 대담프로에 함께 출연, 국민적인 분노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그동안 ‘사생활 문제’라는 태도를 보였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샤핑 장관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등 SPD는 이번 스캔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악재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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