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주인공은 어부 라팔리 토피(36)와 텔리 파아(27). 이들은 6월20일 서사모아 연안에서 동료 2명과 함께 길이 7m짜리 알루미늄 어선을 타고 조업하던 중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은 탓에 배가 가라앉으려 하자 엔진을 떼어내 버렸다.
그 순간 거센 조류가 밀려오면서 표류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물고기와 배에 앉는 새를 잡아 먹어가며 이들이 표류한 거리는 서사모아 서쪽으로부터 파푸아뉴기니까지 약 4000㎞. 이 과정에서 동료 2명은 사망했다. 남은 두 사람은 마침내 6일 파푸아뉴기니 노르만비섬 인근을 흘러가다 마지막 남은 조명탄을 발사했고 해변을 거닐던 주민의 눈에 띄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들이 입원한 파푸아뉴기니 알로타우병원 관계자는 “1명은 며칠만 늦었더라면 목숨을 잃을 정도로 탈진한 상태”라며 “이들이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살겠다는 의지와 갈증에도 불구하고 짠 바닷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등 절제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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