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아니면 66년 11월에 처음 서울에 왔죠. ‘휴전선까지 몇 ㎞’라는 안내문이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이화여대 강당에서 독주회를 열었는데 대기실과 무대에는 전기 난로가 있었지만 관객들은 두꺼운 코트를 껴입고 있더군요. 그때 매우 열광적이고 호의적인 청중에게 반해 한국을 자주 찾게 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공연계가 어렵던 1998년에 개런티를 거의 받지 않고 내한 독주회를 가졌던 그는 인삼을 즐겨먹는 ‘친한파’이자 구소련 출신으로 서방에 망명해 스웨덴 국적을 가진 대표적 반공 예술가로 꼽힌다.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 등의 곡을 자주 지휘해온 그가 이번 내한 공연에서 말러 교향곡 7번 ‘밤의 노래’를 선정한 것은 의외다. 그는 “일찍부터 말러를 활발히 연주해 왔고 그의 모든 관현악곡을 연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밤의 노래’에 대해 “구성이 완벽하지 않으나 제목이 유래된 2악장 등은 말할 수 없이 탐미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슈케나지는 16일 예술의 전당,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체코 필을 지휘한 뒤 18일 서울을 떠날 예정. 17일 연주회에서 그는 지휘와 함께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7번을 연주하는 등 ‘1인 2역’ 무대를 펼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아슈케나지 연보
▽1937 구 소련 러시아공화국의 고리키 출생
▽1956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1962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
▽1963 서방 망명, 스웨덴 국적 취득
▽1987∼1994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1989 독일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1998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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