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월드컵 성공 기원” 中변호사 한강 수영 횡단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7시 30분


한 중국인이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얼음장 같은 한강을 헤엄쳐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왕강이(王剛義·45).

그는 22일 오전 서울 한강 뚝섬지구 윈드서핑연합회 선착장을 출발해 27분 만에 한강을 가로질러 맞은편 잠실지구 유람선 선착장까지 헤엄쳐 건넜다. 횡단거리는 직선으로 900m 정도였지만 실제로는 약 1.2㎞에 달했다. 이날 한강의 수온은 1∼2도 가량. 그러나 체감온도는 뼛속까지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대한해협 횡단에 성공했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 등 100여명이 손에 땀을 쥐고 왕씨의 역영(力泳)을 지켜봤다.

왕씨가 동계수영에 도전한 것은 올 초부터. 1월 수온이 영하 1도인 서해 1.2㎞를 48분간 헤엄친 데 이어 칠레의 대빙호(大氷湖), 남극 그레이트월∼아드리아섬 왕복코스 등을 모두 정복해 중국 상하이(上海) 세계기네스 기록본부로부터 ‘남극수영의 최고’라는 영예도 얻었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는 왕씨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올 5월 ‘도전’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한중간 우호를 다지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뜻에서 한강에 도전했다”며 “동계수영을 시작한 뒤 잔병이 싹 없어졌다”고 밝혔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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