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영국 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던 입헌군주제하의 왕보다도 권한과 기능이 축소돼 상징적 존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 2세는 전후 격변기 속에서 영국민은 물론 영연방의 구심점 역할을 훌륭히 해 왔다는 것이 보편적인 평가.
여왕은 특히 왕족들의 애정행각과 이혼, 불화로 얼룩진 영국 왕실을 지켜 온 든든한 보루였다는 점에서 영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최근 영국 BBC 라디오4 프로그램이 역대 영국 왕들을 상대로 실시한 인기도 조사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는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대영제국의 기틀을 세운 엘리자베스 1세 여왕(31%)에 이어 2위(27%)를 차지했다. 9세기에 덴마크의 침입을 물리친 알프레드 대왕(3위)보다도 인기가 높았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영국 성인의 76%가 여왕의 업무 수행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위 50주년 축하행사로는 여왕이 황금으로 장식된 마차를 타고 벌이는 퍼레이드와 거리 파티, 기념주화와 축하복권 발행, 여왕 부부의 영연방 국가 순방 등이 계획돼 있다.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와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 그룹 제너시스의 스타였던 필 콜린스와 스티비 원더 등 세계 정상급 스타들도 6월 3일 버킹엄궁에서 매머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왕가의 행사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왕실개혁론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BBC 등 영국 의 주요 언론들은 “여왕이 노구를 이끌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왕실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하고 “즉위 50주년은 온국민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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