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가와구치 외상은 다나카 전 외상에게 전화를 걸어 “외무성 개혁을 위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자 다나카 전 외상은 일단 “언제, 어디라도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아직 업무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다”며 정식으로 인수인계식을 갖자고 요청했다.
예기치 않은 ‘공세’에 가와구치 외상은 다나카 외상을 경질한 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이틀간 외상을 겸직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나는 다나카 의원의 후임이 아니기 때문에 인수인계는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다나카 전 외상이 “그럼 내가 외상으로 있던 9개월은 무엇이냐.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주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화가 난 다나카 전 외상은 전화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때문에 다나카 외상이 고이즈미 내각을 정면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다나카 전 외상은 4일 가와구치 외상이 국회에서 발표한 외교방침에 대해서도 “외무성 개혁에 관한 부분은 내가 써놨던 내용보다 톤이 약해졌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가와구치 외상은 “나와 다나카 전 외상은 성격이나 처한 환경이 다르다. 나는 내 방식대로 한다”고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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