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요즘 이런 장벽을 깨고 각 분야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여성 법조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법무법인 ‘춘추’의 강선희(姜善姬·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청와대 파견 변호사로 선임돼 지난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2월 초 청와대 파견 검사들이 검찰로 복귀하면서 생긴 법률자문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 강 변호사는 앞으로 법률행정관으로 대통령의 의사결정 및 국정운영과 관련된 법률적 검토업무 등을 맡게 된다.
여성변호사협회장인 김덕현(金德賢·연수원 13기)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을 맡아 정책 소위원회 등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황덕남(黃德南)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강금실(康錦實·연수원 13기) 변호사는 2000년 법무법인 ‘지평’을 설립, 2년 만에 20여명의 변호사와 직원 등 60명을 거느린 중견 로펌으로 키워낸 주인공. 200여개 법무법인 중 여성이 대표로 있는 로펌은 지평이 유일하다.
법원에서도 대법관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영애(李玲愛·연수원 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계에는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조배숙(趙培淑·연수원 12기) 의원이 있다.
이처럼 각 분야의 요직을 차지하는 여성 법조인이 느는 것은 과거와 달리 ‘우먼 파워’가 양적 확대에서 질적 발전으로 바뀌고 있는 증거.
이영애 부장판사는 “젊은 여성 법조인들이 급증하는 만큼 여성들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여성 남성을 따질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과 활동에 따라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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