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서울 옥정초등학교 4학년인 강한별군(9)으로 98년 첫 금강산 관광선에 승선했던 최연소자로도 유명하다.
“누워있는 누나 대신 자연을 많이 봤어요. 누나에게 무진장 얘기해 줄 겁니다.”
지난달 24일 태백시를 떠나 5일 오후 경기 하남시 미사리 부근에 도착한 강군은 태어날 때부터 지체장애가 있어 바깥세상을 구경하지 못한 누나 얘기를 먼저 꺼냈다.
강군을 내내 따라온 아버지 강원규(姜元圭·45·한국어린이벗회 근무)씨는 “한 살 많은 누나 꽃별이에게는 물론 한별이 본인에게도 좋은 어린이날 선물이 될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강씨는 또 “아버지의 제안에 잘 따라 준 한별이가 대견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차로 아들을 따라가면서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강군과 함께 카약을 타기도 했다.
10일이 넘는 대장정 동안 급물살에 휩쓸릴 뻔한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자연과 함께 하며 환경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강군 부자의 얘기다.
강군은 “상류 쪽에서는 원앙, 도룡뇽알 등 신기한 것도 많이 봤지만 점점 하류로 내려오면서 냄새가 많이 나고 오염돼 물에 빠지면 피부병에라도 걸릴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강군은 5일 잠실 근처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6일 오후 1, 2시경 여의도 63빌딩에 도착한다.
“한강 하류라 물살이 거의 없기 때문에 힘든 하루가 되겠지만 마지막인 만큼 열심히 할게요.”
몸살에 입술도 부르튼 강군은 새카맣게 탄 얼굴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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